소설
-
그 골목이었다. 신촌의 번잡한 큰길을 벗어나 굽이굽이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면, 어수선한 원룸촌 사이로 낡은 회색 주택 한 채가 덩그러니 서 있었다. 큰길가엔 술을 마시러 나온 학생들로 북적였지만, 신기하게도 몇 발자국만 안으로 들어오면 공기 자체가 바뀐 듯 고요해졌다. 이런 낯선 주거 환경에서 살아본 적 없는 해수는 묘한 두근거림을 느꼈다. 처음 마주하는 풍경이 주는 생경함은 늘 그녀의 마음을 조금 들뜨게 만들었다. 지성을 따라…
